Chapter 1. 바보야 문제는 운동이야!
최 : 벌써 점심이네. 밥 먹으러 가자. 우리 태연 한정식 가자. 거기 공깃밥 추가가 공짜던데.
박, 노 : 정녕 탄수화물 밖에 없는 것인가?.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다인면에는 샐러드 같은 거 파는데 없나?
최 : 야, 운동을 해. 먹는 걸로 살 뺄 생각 말고.
초등학교 시절 그릇에 밥 톨을 남기면 아버지께서 “밥 남기지 마라. 한 톨을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이 들어가는 줄 아느냐”라고 꾸짖으셨다. 여기서 땀은 농부의 땀 이기도 하고, 쌀을 사기 위해 노력한 본인의 땀 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가 무의식에 작용해서일까 밥을 남겨본 적이 거의 없다.
이렇게 귀하게 생각했던 밥, 쌀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육체적 노동이 많고 먹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와 달리 식재료가 풍부한 요즘 충분히 먹고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꼭 필요한 주식에서 다이어트 주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늘리다가 최근에는 지방을 늘리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의 식문화 이렇게 변화해도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kg(2021 곡연도 기준)로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쌀 소비량 감소추세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KREI 전망에 따르면 쌀의 순공급량의 감소 추세에 비해 육류 및 어패류의 순 공급량은 증가하여 쌀이 육류와 어패류로 대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경제 성장에 따라 식자재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다양한 식습관으로 인해 쌀의 소비는 줄어드는 것이고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결국 쌀은 밥이라는 단순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며 탄수화물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배척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식재료와 함께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시도 중이다. 그 중 의성군의 노력을 한번 알아보자.
Chapter 2. 쌀은 끝없는 변신 중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 대신 밀가루로 만든 빵과 서양화된 음식이 먹거리 시장을 점령한 지금...변하기 쉬운 입맛을 우리의 것으로 맞추고 우리 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소중한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의성군은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과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다인어진쌀#의성진쌀#로컬푸드#쌀로만든먹거리
[추수가 한창인 신내리의 모습]
뿐만 아니라 의성군은 지역 특산품인 "의성진 쌀"로 떡국 떡을 만들었고, 이는 대통령실의 설 명절 선물에 포함되었다. 이처럼 의성군은 다양한 음식 연구를 통해 쌀을 이용한 딸기 찹살떡과 증편, 딸기잼 설기, 딸기 케이크 등 다양한 떡을 만드는 방법을 쿠킹 클래스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안계 쌀 누룽지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소분 포장되어 있어 간편한 캠핑 음식으로 다양한 레시피를 활용하여 먹을 수 있고, 의성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쌀로 만든 짜장면을 급식으로 내놓아 호평을 받았으며, 전통주 산업 발전과 쌀 소비 확산을 위해 의성 진쌀로 빚은 “신도주(新稻酒)” 출품 및 우리 술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항상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늘 먹는 쌀, 밥이 그렇지만 쌀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어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점! 그것이 쌀이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이다.
대통령도 대기업도 인정한 “의성진 쌀”과 다인 “어진 쌀”,
뿌듯함으로 의성군민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산내리 송승목 이장이 올해 수확한 벼를 한아름 안고 있다]
쌀을 활용한 디저트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다인면 떡쑤니디저트의 마느늘보,
의성군 다인면 조그마한 가게 하나..그곳엔 떡쑤니디저트가 자리 잡고 있다. 빵집일까?? 떡집일까? 아니다 그곳은 김덕희 건강 먹거리 연구소 소장과 떡쑤니디저트의 대표, 김덕희 소장의 연구소이며 디저트 개발 장소이다.
떡수니디저트의 시그니처 메뉴인 마느늘보는 의성마늘과 다인쌀 조합의 레시피로 마늘 모양의 몰드를 제작하여 만든 귀여운 떡이다. 김덕희 소장은 아토피가 있는 자녀와 당뇨가 있는 남편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기로 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남녀노소 모두가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마느늘보 개발에 성공했다.
전북 전주에서 10년 전에 업장을 내고 시작하여 5년 전 의성군 다인면에 자리 잡았지만, 전라도와는 종이 다른 의성 쌀을 사용하기 위해 전폭적으로 레시피를 수정하고 굽는 방법 자체로의 특허도 받았다.
“마늘은 주로 요리를 할 때 사용하기 때문에 디저트로 만들기 어려워요. 그런 마늘을 쌀과 함께 사용한다? 더 어렵죠.” 김덕희 소장은 무수한 연구와 실패를 통해 마늘의 맛을 가감하고 찰기가 좋은 의성 쌀과의 조합을 위한 ‘최고의 반죽 숙성 시간’을 찾아냈고, 2018년 특허를 신청한 마느늘보는, 2020년 특허를 받았으며, 2023년 현재 의성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마느늘보 뿐만 아니라, 도라지와 호두의 원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도 만들고 있으며, 새로운 레시피도 개발 중인 김덕희 소장의 앞날을 우리 의성문화사도 함께 응원한다!
올바른 먹거리 방향 제시를 통해 쌀 소비량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Chapter. 3 그것이 알고싶다. 다인 쌀은 언제부터 명품이었나?
쌀의 시작, 청동기를 거쳐 모내기를 하기까지
벼는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필리핀 마닐라의 국제미작연구소(IRRI)는 벼의 조상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기를 약 1억 3000만 년 경이라고 추측한다. 최초의 발생지로 지목되는 곳은 현재의 남반구 모두를 포함한 지역이다. 이 시절의 벼는 빙하기와 간빙기, 우기와 건기의 반복으로 기후가 불안정했다.이에따라 야생벼는 1년생 식물로 진화하고, 풍성한 씨앗은 인류의 발전과 함께 했다.
벼의 재배화는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2011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뉴욕 주립 대학교, 워싱턴 대학교, 퍼듀 대학교의 공동 게놈연구와 분자시계 분석은 벼의 재배화가 약 8200여 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에는 B.C, 2000년 중국에서 산둥반도를 통해 들어 왔다는 북방 전파설이 유력한데 청동기시대를 지나면서 한반도 북동부를 제외한 전역으로 퍼졌고, 철기시대에 이으러 수확량도 증가해 쌀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 귀한 식품이었던 쌀은 고려 말기에 이앙법을 시작했다. 직파법이 아닌 어린 벼를 줄 맞춰 심는 이앙법은 잡초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으나 물의 양이 중요했다. 조선왕조는 초기에 물을 많이 소비해야하는 모내기를 범죄로 다스렸으나 많은 사람들이 몰래 모내기를 했고 조선 후기에는 전국적으로모내기가 퍼며 관개시설을 확충하는 정책으로 우회했다.
*<magazine F> 우아한 형제들 ,60-61, 2018
[노랗게 물들어 고개를 숙인 다인의 쌀]
면민들의 바람_ 양서양수장
양수장? 뭐 하는 시설일까. 궁금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하천수나 호수 등의 수면이 관개지역보다 낮아 자연관개를 할 수 없는 경우 양수기를 설치하여 물을 퍼 올려 농업용수를 공급하여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일종의 수원공시설이다. 양수장은 농업용수 개발에 있어 저수지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한다.
[낙동강 본류의 물을 빨아들이는 양서 양수장의 모습]
양서리 양수장은 1985년에 설치되었으며 양정 높이가 34m로 다인, 단북, 안계면, 상주에 일부 일원 3천여 ha의 농경지에 초당 8.4t의 농업용수를 공급하여 고품질의 쌀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양수기는 1400마력의 모터와 양수기로 되어 있고 초장 2.1통의 물을 끓어올리는데 4월 초에는 1대에서 점차 가동 대수를 늘려 운행하다 9월 중순 이후에는 가동을 중단하여 휴지기에 들어간다고 한다. 자동화시스템이기는 하나 사람이 상주해서 기계를 봐줘야 하니 비옥한 토지에는 외롭게 양수장을 돌보는 이의 고독 또한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텅 빈 창고를 금빛으로 채우다.
지금은 비옥한 다인이지만, 먹을 것이 없어 새들도 안 온다는 지역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낙동강이라는 거대한 강줄기는 장마철에는 속절없이 농작물을 쓸어가고 비가 오지 않을때에는 농수를 구하기가 어려워 농작물들이 온전할 새가 없었다. 그야말로 배가 고픈 가난한 군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수리시설이었다.
“1966년 11월 17일 양서양수장은 기공식이 밀성국민학교 교정에서 수많은 면민이 모인 자이에서 거행되었다. 식순에 따라 공사개요가 설명되고 곧이어 비봉산 기슭에서 20개년의 장정을 시발하는 발파소리가 골안을 진동하자 벌떡 일어난 관중들은 일제히 감격이 환호성을 크게 울렸다.
… 이로써 종래 5일만 가물면 하늘을 쳐다보던 수리불안전답이 없어지고 임야와 황무지가 개간되어 옥토로 변하여 농지 확대는 급진전되어서 마을마다 새 부자가 생겼고 집집마다 새 창고를 지었으니 실로 양서양수장은 양금장, 다시 말해서 금을 퍼올리는 곳이 되었다.”
<다인지, 1992년 중 발췌>
양수양서장이 당시에 국가 중요 시설로 관리될 만큼 70년대에 농업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사업이었다. 새마을 사업으로 농로를 개설하고 하수시설을 정비하여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는 일들을 대대적으로 하였고, 1968년에는 양수장을 가동하기 위해 다인 변전소를 설치하여 더 이상 굶는 국민들이 없도록 기반을 마련하였다.
물 흐르듯이 자라는 금빛 물결
그 흐름의 시작에는 양서리 양수장이 있다
[물이 기차처럼 지나가는 수로의 모습]
Chapter 4. 의성 眞(진)
CJ 와 이마트를 사로잡은 비결
2019년부터 현재까지 다인농협 조합장을 연임하고 계시는 송강수 조합장님은 “의성 쌀은 다인이 책임집니다!”라는 말씀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해 주셨다.
다인농협은 금성농협과 RPC 통합이 되었고, 의성 18개면 중 5개 면과 통합하였다. 다인농협은 의성농협뿐만 아니라 중부농협의 관할 2개의 면에서도 쌀을 전량 수매하여, 연간 다인과 금성의 벼 생산량인 45만~55만 개석 보다 많은, 70만~80만 개석의 쌀을 다인 농협이 가공하고 있다.
다인농협이 그 많은 의성의 쌀을 가공하여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튼튼한 거래처’가 있기 때문이다. 다인농협은 주요 거래처인 emart의 이맛쌀과 CJ의 햇반에 가장 많은 일품쌀을 납품했으며, 2021년 대한민국 최초 600억 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강수 조합장님은 튼튼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이유는 ‘품질과 신뢰’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적자를 보더라도 원료 물량을 확보하여 납품한다. 손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농민들의 수확물 전체 판매를 목적으로 농가에 대한 가격을 보장한다. 신용이 우선이며, 손익은 이외 경제사업으로 충당 가능하다.” _다인농협 송강수 조합장님
농민들을 먼저 생각하시는 조합장님의 말씀에서 진심이 담겨 있음을 느낀다. 그런 일품 쌀이 기후 온난화로 적응성이 떨어지고, 생산량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에 다인농협은 새로운 품종 개발을 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진행 예정이라고 한다. 토복에 강하고 맛도 미질도 좋고, 생산량도 떨어지지 않는 품종 갱신을 통해 전국 판매를 목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어떤 품종인지 물었지만...‘그 개량 품종은 아직은 비밀’이라고 하니 신품종이 출시되면 다시 취재를 가겠노라고 기약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다인 쌀, 쌀 한 톨에서 다인농협의 자부심과 애향심을 느꼈다.
[다인농협 송강수 조합장]
Chapter 5. 논뚜렁 트레킹 : 골짜기를 가득채운 계단식 논, 반정골
추수가 시작되는 계절, 황금색 벼로 일렁이는 다인면의 논의 모습이 정겹다. 그중에서 우리의 픽은 반정골! 사뭇 남해의 다랭이 논을 보는 듯한 계단식 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반정골은 덕미2리에 있는 마을로 임진왜란때 왜군이 이 마을의 너리바위에 진을 치고 둘러보니 지형이 불리하다고 판단하여 급히 물러갔다고 해서 반진 반정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손바닥만큼 좁은 골짜기라는 뜻에서 반장이라고 한다*
모두가 지켜온 찰랑이는 금빛 물결 사이를 걸어보았다. 푸르고 높은 하늘이 감이 툭 하고 떨어지는 풍경 사이로 반짝인다. 의성의 여러 길들 중 단연코 최고의 계절은 이 무르익은 가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보통 가을의 트레킹은 갈대나 억새, 단풍 등 저물어가는 풍경들을 바라보는 코스들이 많은데, 이곳 다인면에서는 다랭의 논에 찰랑이는 이제 꽉 차서 춤을 추는 벼 이삭을 볼 수 있다. 저 이삭들은 우리들에게로 돌아와 하루를 또 힘차게 만들어 주겠지.
[계단식 논이 인상적인 반정골]
[길을 따라 트레킹 중인 팀원들]
그렇게 다인 면민들의 삶이 녹아든 수없이 걸었을 이 길에는 생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한걸음 한걸음 절하듯 걸으면서 다음에는 트레킹 코스로 개발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약속하며, 이 찰나의 가을에 이만 안녕을 고한다.
<다인지>, 다인지편찬위원회, p 426-427,1992
Chapter 1. 바보야 문제는 운동이야!
최 : 벌써 점심이네. 밥 먹으러 가자. 우리 태연 한정식 가자. 거기 공깃밥 추가가 공짜던데.
박, 노 : 정녕 탄수화물 밖에 없는 것인가?.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다인면에는 샐러드 같은 거 파는데 없나?
최 : 야, 운동을 해. 먹는 걸로 살 뺄 생각 말고.
초등학교 시절 그릇에 밥 톨을 남기면 아버지께서 “밥 남기지 마라. 한 톨을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이 들어가는 줄 아느냐”라고 꾸짖으셨다. 여기서 땀은 농부의 땀 이기도 하고, 쌀을 사기 위해 노력한 본인의 땀 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가 무의식에 작용해서일까 밥을 남겨본 적이 거의 없다.
이렇게 귀하게 생각했던 밥, 쌀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육체적 노동이 많고 먹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와 달리 식재료가 풍부한 요즘 충분히 먹고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꼭 필요한 주식에서 다이어트 주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늘리다가 최근에는 지방을 늘리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의 식문화 이렇게 변화해도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kg(2021 곡연도 기준)로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쌀 소비량 감소추세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KREI 전망에 따르면 쌀의 순공급량의 감소 추세에 비해 육류 및 어패류의 순 공급량은 증가하여 쌀이 육류와 어패류로 대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경제 성장에 따라 식자재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다양한 식습관으로 인해 쌀의 소비는 줄어드는 것이고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결국 쌀은 밥이라는 단순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며 탄수화물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배척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식재료와 함께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시도 중이다. 그 중 의성군의 노력을 한번 알아보자.
Chapter 2. 쌀은 끝없는 변신 중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 대신 밀가루로 만든 빵과 서양화된 음식이 먹거리 시장을 점령한 지금...변하기 쉬운 입맛을 우리의 것으로 맞추고 우리 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소중한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의성군은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과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다인어진쌀#의성진쌀#로컬푸드#쌀로만든먹거리
[추수가 한창인 신내리의 모습]
뿐만 아니라 의성군은 지역 특산품인 "의성진 쌀"로 떡국 떡을 만들었고, 이는 대통령실의 설 명절 선물에 포함되었다. 이처럼 의성군은 다양한 음식 연구를 통해 쌀을 이용한 딸기 찹살떡과 증편, 딸기잼 설기, 딸기 케이크 등 다양한 떡을 만드는 방법을 쿠킹 클래스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안계 쌀 누룽지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소분 포장되어 있어 간편한 캠핑 음식으로 다양한 레시피를 활용하여 먹을 수 있고, 의성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쌀로 만든 짜장면을 급식으로 내놓아 호평을 받았으며, 전통주 산업 발전과 쌀 소비 확산을 위해 의성 진쌀로 빚은 “신도주(新稻酒)” 출품 및 우리 술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항상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늘 먹는 쌀, 밥이 그렇지만 쌀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어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점! 그것이 쌀이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이다.
대통령도 대기업도 인정한 “의성진 쌀”과 다인 “어진 쌀”,
뿌듯함으로 의성군민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산내리 송승목 이장이 올해 수확한 벼를 한아름 안고 있다]
쌀을 활용한 디저트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다인면 떡쑤니디저트의 마느늘보,
의성군 다인면 조그마한 가게 하나..그곳엔 떡쑤니디저트가 자리 잡고 있다. 빵집일까?? 떡집일까? 아니다 그곳은 김덕희 건강 먹거리 연구소 소장과 떡쑤니디저트의 대표, 김덕희 소장의 연구소이며 디저트 개발 장소이다.
떡수니디저트의 시그니처 메뉴인 마느늘보는 의성마늘과 다인쌀 조합의 레시피로 마늘 모양의 몰드를 제작하여 만든 귀여운 떡이다. 김덕희 소장은 아토피가 있는 자녀와 당뇨가 있는 남편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기로 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남녀노소 모두가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마느늘보 개발에 성공했다.
전북 전주에서 10년 전에 업장을 내고 시작하여 5년 전 의성군 다인면에 자리 잡았지만, 전라도와는 종이 다른 의성 쌀을 사용하기 위해 전폭적으로 레시피를 수정하고 굽는 방법 자체로의 특허도 받았다.
“마늘은 주로 요리를 할 때 사용하기 때문에 디저트로 만들기 어려워요. 그런 마늘을 쌀과 함께 사용한다? 더 어렵죠.” 김덕희 소장은 무수한 연구와 실패를 통해 마늘의 맛을 가감하고 찰기가 좋은 의성 쌀과의 조합을 위한 ‘최고의 반죽 숙성 시간’을 찾아냈고, 2018년 특허를 신청한 마느늘보는, 2020년 특허를 받았으며, 2023년 현재 의성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마느늘보 뿐만 아니라, 도라지와 호두의 원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도 만들고 있으며, 새로운 레시피도 개발 중인 김덕희 소장의 앞날을 우리 의성문화사도 함께 응원한다!
올바른 먹거리 방향 제시를 통해 쌀 소비량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Chapter. 3 그것이 알고싶다. 다인 쌀은 언제부터 명품이었나?
쌀의 시작, 청동기를 거쳐 모내기를 하기까지
벼는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필리핀 마닐라의 국제미작연구소(IRRI)는 벼의 조상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기를 약 1억 3000만 년 경이라고 추측한다. 최초의 발생지로 지목되는 곳은 현재의 남반구 모두를 포함한 지역이다. 이 시절의 벼는 빙하기와 간빙기, 우기와 건기의 반복으로 기후가 불안정했다.이에따라 야생벼는 1년생 식물로 진화하고, 풍성한 씨앗은 인류의 발전과 함께 했다.
벼의 재배화는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2011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뉴욕 주립 대학교, 워싱턴 대학교, 퍼듀 대학교의 공동 게놈연구와 분자시계 분석은 벼의 재배화가 약 8200여 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에는 B.C, 2000년 중국에서 산둥반도를 통해 들어 왔다는 북방 전파설이 유력한데 청동기시대를 지나면서 한반도 북동부를 제외한 전역으로 퍼졌고, 철기시대에 이으러 수확량도 증가해 쌀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 귀한 식품이었던 쌀은 고려 말기에 이앙법을 시작했다. 직파법이 아닌 어린 벼를 줄 맞춰 심는 이앙법은 잡초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으나 물의 양이 중요했다. 조선왕조는 초기에 물을 많이 소비해야하는 모내기를 범죄로 다스렸으나 많은 사람들이 몰래 모내기를 했고 조선 후기에는 전국적으로모내기가 퍼며 관개시설을 확충하는 정책으로 우회했다.
*<magazine F> 우아한 형제들 ,60-61, 2018
[노랗게 물들어 고개를 숙인 다인의 쌀]
면민들의 바람_ 양서양수장
양수장? 뭐 하는 시설일까. 궁금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하천수나 호수 등의 수면이 관개지역보다 낮아 자연관개를 할 수 없는 경우 양수기를 설치하여 물을 퍼 올려 농업용수를 공급하여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일종의 수원공시설이다. 양수장은 농업용수 개발에 있어 저수지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한다.
[낙동강 본류의 물을 빨아들이는 양서 양수장의 모습]
양서리 양수장은 1985년에 설치되었으며 양정 높이가 34m로 다인, 단북, 안계면, 상주에 일부 일원 3천여 ha의 농경지에 초당 8.4t의 농업용수를 공급하여 고품질의 쌀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양수기는 1400마력의 모터와 양수기로 되어 있고 초장 2.1통의 물을 끓어올리는데 4월 초에는 1대에서 점차 가동 대수를 늘려 운행하다 9월 중순 이후에는 가동을 중단하여 휴지기에 들어간다고 한다. 자동화시스템이기는 하나 사람이 상주해서 기계를 봐줘야 하니 비옥한 토지에는 외롭게 양수장을 돌보는 이의 고독 또한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텅 빈 창고를 금빛으로 채우다.
지금은 비옥한 다인이지만, 먹을 것이 없어 새들도 안 온다는 지역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낙동강이라는 거대한 강줄기는 장마철에는 속절없이 농작물을 쓸어가고 비가 오지 않을때에는 농수를 구하기가 어려워 농작물들이 온전할 새가 없었다. 그야말로 배가 고픈 가난한 군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수리시설이었다.
“1966년 11월 17일 양서양수장은 기공식이 밀성국민학교 교정에서 수많은 면민이 모인 자이에서 거행되었다. 식순에 따라 공사개요가 설명되고 곧이어 비봉산 기슭에서 20개년의 장정을 시발하는 발파소리가 골안을 진동하자 벌떡 일어난 관중들은 일제히 감격이 환호성을 크게 울렸다.
… 이로써 종래 5일만 가물면 하늘을 쳐다보던 수리불안전답이 없어지고 임야와 황무지가 개간되어 옥토로 변하여 농지 확대는 급진전되어서 마을마다 새 부자가 생겼고 집집마다 새 창고를 지었으니 실로 양서양수장은 양금장, 다시 말해서 금을 퍼올리는 곳이 되었다.”
<다인지, 1992년 중 발췌>
양수양서장이 당시에 국가 중요 시설로 관리될 만큼 70년대에 농업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사업이었다. 새마을 사업으로 농로를 개설하고 하수시설을 정비하여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는 일들을 대대적으로 하였고, 1968년에는 양수장을 가동하기 위해 다인 변전소를 설치하여 더 이상 굶는 국민들이 없도록 기반을 마련하였다.
물 흐르듯이 자라는 금빛 물결
그 흐름의 시작에는 양서리 양수장이 있다
[물이 기차처럼 지나가는 수로의 모습]
Chapter 4. 의성 眞(진)
CJ 와 이마트를 사로잡은 비결
2019년부터 현재까지 다인농협 조합장을 연임하고 계시는 송강수 조합장님은 “의성 쌀은 다인이 책임집니다!”라는 말씀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해 주셨다.
다인농협은 금성농협과 RPC 통합이 되었고, 의성 18개면 중 5개 면과 통합하였다. 다인농협은 의성농협뿐만 아니라 중부농협의 관할 2개의 면에서도 쌀을 전량 수매하여, 연간 다인과 금성의 벼 생산량인 45만~55만 개석 보다 많은, 70만~80만 개석의 쌀을 다인 농협이 가공하고 있다.
다인농협이 그 많은 의성의 쌀을 가공하여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튼튼한 거래처’가 있기 때문이다. 다인농협은 주요 거래처인 emart의 이맛쌀과 CJ의 햇반에 가장 많은 일품쌀을 납품했으며, 2021년 대한민국 최초 600억 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강수 조합장님은 튼튼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이유는 ‘품질과 신뢰’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적자를 보더라도 원료 물량을 확보하여 납품한다. 손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농민들의 수확물 전체 판매를 목적으로 농가에 대한 가격을 보장한다. 신용이 우선이며, 손익은 이외 경제사업으로 충당 가능하다.” _다인농협 송강수 조합장님
농민들을 먼저 생각하시는 조합장님의 말씀에서 진심이 담겨 있음을 느낀다. 그런 일품 쌀이 기후 온난화로 적응성이 떨어지고, 생산량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에 다인농협은 새로운 품종 개발을 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진행 예정이라고 한다. 토복에 강하고 맛도 미질도 좋고, 생산량도 떨어지지 않는 품종 갱신을 통해 전국 판매를 목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어떤 품종인지 물었지만...‘그 개량 품종은 아직은 비밀’이라고 하니 신품종이 출시되면 다시 취재를 가겠노라고 기약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다인 쌀, 쌀 한 톨에서 다인농협의 자부심과 애향심을 느꼈다.
[다인농협 송강수 조합장]
Chapter 5. 논뚜렁 트레킹 : 골짜기를 가득채운 계단식 논, 반정골
추수가 시작되는 계절, 황금색 벼로 일렁이는 다인면의 논의 모습이 정겹다. 그중에서 우리의 픽은 반정골! 사뭇 남해의 다랭이 논을 보는 듯한 계단식 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반정골은 덕미2리에 있는 마을로 임진왜란때 왜군이 이 마을의 너리바위에 진을 치고 둘러보니 지형이 불리하다고 판단하여 급히 물러갔다고 해서 반진 반정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손바닥만큼 좁은 골짜기라는 뜻에서 반장이라고 한다*
모두가 지켜온 찰랑이는 금빛 물결 사이를 걸어보았다. 푸르고 높은 하늘이 감이 툭 하고 떨어지는 풍경 사이로 반짝인다. 의성의 여러 길들 중 단연코 최고의 계절은 이 무르익은 가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보통 가을의 트레킹은 갈대나 억새, 단풍 등 저물어가는 풍경들을 바라보는 코스들이 많은데, 이곳 다인면에서는 다랭의 논에 찰랑이는 이제 꽉 차서 춤을 추는 벼 이삭을 볼 수 있다. 저 이삭들은 우리들에게로 돌아와 하루를 또 힘차게 만들어 주겠지.
[계단식 논이 인상적인 반정골]
[길을 따라 트레킹 중인 팀원들]
그렇게 다인 면민들의 삶이 녹아든 수없이 걸었을 이 길에는 생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한걸음 한걸음 절하듯 걸으면서 다음에는 트레킹 코스로 개발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약속하며, 이 찰나의 가을에 이만 안녕을 고한다.
<다인지>, 다인지편찬위원회, p 426-427,1992